[미디어오늘 8.30] 7년 일해도 90만원, 시급 400원만 올려주세요 홈플러스 15년 만에 첫 임금교섭…31일까지 총파업

[미디어오늘 8.30]

7년 일해도 90만원, 시급 400원만 올려주세요
홈플러스 15년 만에 첫 임금교섭…31일까지 총파업
‘대박 터진 가격’ ‘핫딜’ ‘금주의 50% 반값할인’ ‘땡 잡는 찬스’ ‘안 사면 손해.’

대형마트 곳곳에서 소비자를 유혹하는 문구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이 최저판매가를 지탱해주는 것 중 하나가 최저임금이다. 그래서 대형할인점에게 노조는 적이다. 대형 할인점의 상징인 월마트가 기를 쓰고 노조를 탄압했던 이유다. 심지어 월마트는 노조를 결정한 지점을 통째로 없애버리기도 했다. 월마트에는 40년 이상 노조가 없었다.

한국도 비슷하다. 대표적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노사는 올해 초 처음으로 노사 임금교섭을 진행했다. 노조가 설립된 건 지난해 3월로 홈플러스가 생긴 지 14년 만이었다. 하지만 교섭은 순탄치 않다. 노조는 최저임금 인상분(7.1%)인 400원 수준의 임금인상을 요구했지만 회사측 최종 제시안은 200원 인상이었다. 노조는 지난 7월 쟁의권을 획득하고 29일 총파업에 들어갔다.

홈플러스 서울 강동점에서 일하고 있는 A(46)씨도 파업에 참가했다. 그는 자신의 동네에 홈플러스가 생기면서 일하게 됐다. “삼성 계열이라고 하더라고요. 삼성하면 복지도 잘 돼 있고 좋은 이미지잖아요. 당시 저희 애들이 고등학생이어서 학원비도 많이 들고 하니까.” 홈플러스는 영국기업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자회사로 출범했지만 현재는 테스코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A씨는 고객이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대신 장을 봐주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쌀이나 생수 등 무거운 물품 주문도 많다. 주문이 밀리면 하루 두 번 쉬는 시간도, 1시간 주어지는 점심 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다. “저희 매장에서는 축산 다음으로 업무 강도가 높아요. 점심도 15분 20분 만에 먹고 다시 일할 때가 많았고. 그래서 시급이 좀 높은 편이에요. 5650원.”

손에 쥐는 월급은 7년 전이나 지금이나 100만원 이하다. 그간 회사는 시급 100원, 200원 수준으로 임금을 인상했다. 많아야 한 달에 3만원 정도 오른 셈이다. 게다가 7.5시간 이상 일은 시키지 않았다. 근로기준법상 하루 8시간 미만의 노동에 대해서는 휴식시간을 30분으로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수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점오계약은 근로기준법의 상당수를 편법적으로 회피할 수 있는 악질적인 유형”이라고 지적했다.

노조가 생긴 건 일찍이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선임, 주임에게 혹시나 피해가 갈까 싶어 가입은 못 했다. “올해 초에 주임이 다른 점포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단체로 가입 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아직도 망설이고 있을지 몰라. 아줌마들이 그래요. 정 때문에.” 그는 노조가 쟁의권을 확보한 지난 7월부터는 몸 자보를 입고 근무하고 있다. “10년간 일해도 월급은 100만원, 이 기막힌 현실을 바꾸고 싶습니다.”

홈플러스 노조는 31일까지 이어지는 총파업 이후에도 사측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지 않는다면 추석 혹은 그 이후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2012년 월마트 노동자들은 미국 최대의 쇼핑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 파업을 벌였다. 김국현 노조 선전국장은 30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유통업계 최대의 대목인 추석을 앞두고 적극 교섭을 요구했지만 회사의 태도는 변함이 없다”며 “빨리 사태를 해결하고 싶다. 노조의 요구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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