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 8.29] “홈플러스 시계탑이라도 올라가야 할까요”

[이지경제 8.29]

“홈플러스 시계탑이라도 올라가야 할까요”
[이지경제=이호영 기자] “답답합니다. 4개월째 사측은 교섭에 제대로 응하고 있지 않아요. 노사 모두 첫 임금교섭이라 기싸움이라도 하는 건지. 이건 해도 너무합니다. 저희 비정규직이라고 무시하는 거죠. 50대 주부 사원들 누구 하나 죽어나가야 홈플러스가 정신 차리고 교섭에 응해줄 건지. 다들 어디는 고공탑 올라가는데 우리는 그냥 시계탑 올라가서 시침에 매달리든지 하자고 합니다”

근속년수 10년을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100만원으로 29일 홈플러스 총파업에 참여한 한 비정규직 조합원은 “임금투쟁이 총파업까지 올 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돈이 없어서 못해주는 거라고 그렇게 이해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근속수당 8년 상한제 폐지는 돈도 안 들고 들더라도 7억원 정도라던데. 큰돈 드는 게 아닌데 거부한다면 돈문제도 아닌 거다. 그러면 그러고 싶지 않다는 말”이라고 속상해했다.

이어 “오래 일한 사람을 인정해달라는 건데 그럴 의지도 배려도 없는 것이다. 회사는 10년 넘게 홈플러스를 키워온 우리를 비정규 직원에게 주는 100만원도 안 되는 임금만큼, 그 정도 가치로 대하는 것”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총파업에 참여한 홈플러스 조합원들까지 노조원들은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줄곧 지금까지 시급을 희생하며 투쟁해왔다. 한번 파업에 참가할 때마다 20만원 깎여가며 가량 4개월째 지속해오고 있는 것.

아직 홈플러스는 노조가 있는 지부가 전체의 절반 가량인 40개 지부에 한정돼 있다. 투쟁에 참여 중인 조합원들은 10년째 100만원밖에 못 받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바꿔보겠다고 이것저것 다 떼고 80만원 가량 되는 월급마저 깎이는 상황을 감수하고 있다.

한 조합원은 “솔직히 추석 전에 타결 됐으면 한다. 그렇지만 그게 쉽게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참석한 조합원들이 안쓰럽다. 서로 힘내자고 다독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홈플러스는 거의 직원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80% 가량이 비정규직이다. 그렇게 받는 게 싫다면 다른 일자리를 찾으면 되지 않느냐는 눈총도 받는다. 하지만 40~50대 여성으로서 그것도 주부가 대한민국에서 가질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는 많지 않다.

그나마 100만원이라도 주는 일자리에 감지덕지해야 한다는 논리는 비정규직 일자리로 직원 대부분을 채우고 있는 홈플러스 본사측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매출 10조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십수년 동안 대부분 비정규직인 직원들은 100만원도 채 안되는 월급을 받아왔고 인근 시민들이 이를 알게 될 때마다 혀를 내두르며 당황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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