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소리 12.24] [내가 안녕하지 못한 이유] 듣보잡 ‘0.5시간 계약제’ 때문에

안녕들 하십니까? 안녕하지 못한 홈플러스 노동자들도 안부를 묻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0.5시간 계약제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7시간 30분, 6시간 30분, 5시간 30분, 4시간 30분-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근로계약 시간입니다. 최근에는 계산업무 노동자들에게 7시간 20분, 6시간 20분, 5시간 20분, 4시간 20분-10분 줄어든 근로계약까지 강요하고 있습니다. 일은 똑같이 시키면서 계약만 줄여 그만큼 줄어든 임금을 지급하는 식으로 10분단위까지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도 홈플러스는 개선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급차별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5450원, 5500원, 5550원, 5650원, 5750원-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시급입니다. 명확한 기준도 없이 시급을 부서에 따라 무려 5단계로 나누어 50원, 100원의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회사에서 근무복조차 지급해주지 않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2년에 2벌 상의만 지급’ 홈플러스의 근무복 지급 규정입니다. 하지만 근무복 착용기준은 하의와 신발까지 정해놓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근무복을 사서 착용했고 무릎을 꿇고 물건을 진열할 때가 많아 몇 벌씩을 사 입어야 합니다. 결국 100만원 남짓밖에 되지 않는 월급을 받으면서도 계절마다 근무복을 자비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휴가가 없어 안녕하지 못합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업계특성상 매출이 올라가는 휴가철에 더 힘들게 일합니다. 하지만 정작 휴가는 단 하루도 없습니다. 홈플러스에 가족이 근무하면 모두가 휴가를 제대로 보내기가 불가능하지요. 가족들에게도 늘 미안하기만 하고…휴가철마다 박탈감을 느껴야 했습니다.

안녕하기 위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난 3월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14년의 설움을 끝내고 안녕하기 위해 올해 3월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8시간 근무제 도입, 시급 동일화, 유니폼 지급, 휴가 제도 도입 등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을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무시와 무성의, 형식적인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렇게 큰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쓸 돈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첫 단체교섭은 최종 결렬되었습니다.

안녕하기 위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지금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이익은 없을까, 해고는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녕하지 못할 수 없어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밀양 송전탑 할머니 할아버지, 철도노동자, 삼성서비스노동자, 인천공항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안녕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기사 원문 링크->http://www.vop.co.kr/A00000712028.html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