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 하십니까>대자보 열풍을 아십니까?
한 대학생이 <안녕들 하십니까>란 제목으로 철도 민영화와 밀양 송전탑 설치와 관련한 현 시국에 대해 비판하고 시민들에게 참여를 호소하는 내용의 대자보를 부착했습니다.
이는 한 두명의 응답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23만명이 넘게 <좋아요>를 누르고 너도 나도 <안녕하지 못하다>는 응답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야말로 열풍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대학생 시민을 넘어 초중고 학생들까지 대자보를 붙이며 철도 노동자들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철도 민영화를 반대하고 현 정권의 불법 대선개입 문제에 대해서도 활발히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에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다?
한 점포에도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가 붙었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처지에 대해 쓴 이 대자보는 익명의 조합원께서 쓰셨다고 합니다. 10분단위로 착취하는 홈플러스, 휴가도 없는 홈플러스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으셨다고 합니다. 또한 대자보를 붙이자마자 많은 시민들이 대자보를 함께 읽었다고 합니다.
아래는 대자보 전문입니다.
———————————————————
아뇨!!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안녕하지 못합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0.5계약제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7시간 30분, 6시간 30분, 5시간 30분, 4시간 30분-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근로계약 시간입니다. 최근에는 계산업무 노동자들에게 7시간 20분, 6시간 20분, 5시간 20분, 4시간 20분-10분 줄어든 근로계약까지 강요해 10분단위까지 임금을 착취하고 있습니다. 홈플러스에서는 무기계약직이 되어도, 10년을 일해도 0.5 계약제는 변하지 않습니다.
시급차별 때문에 안녕하지 못합니다.
5450원, 5500원, 5550원, 5650원, 5750원-홈플러스 비정규직 노동자, 무기계약직 노동자들의 시급입니다. 하는 일의 특성상 힘든 종류가 다른 것이지 힘든 정도가 다른 것이 아님에도 무려 5단계로 나누어 50원, 100원의 차별을 두고 있습니다.
유니폼조차 지급해주지 않아 안녕하지 못합니다.
“상의 2년에 2벌 지급”홈플러스의 유니폼 지급 규정입니다. 하지만 유니폼 착용기준은 하의와 신발까지 정해놓고 있습니다. 결국 100만원 남짓밖에 되지 않는 월급을 받으면서 계절마다 유니폼을 자비로 구입하고 있습니다.
휴가가 없어 안녕하지 못합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업계특성상 휴가철에 더 힘들게 일합니다. 하지만 정작 휴가는 단 하루도 없습니다.
안녕하기 위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습니다.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14년의 설움을 끝내고 안녕하기 위해 올해 3월 노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8시간 근무제 도입, 시급 동일화, 유니폼 지급, 휴가 제도 도입 등 첫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지난 몇 달간을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회사측은 무시와 무성의, 형식적인 태도로 일관했습니다. 이렇게 큰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쓸 돈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이에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첫 단체교섭은 최종 결렬되었습니다.
안녕하기 위해 홈플러스 노동자들은 싸움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불이익은 없을까, 해고는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안녕하지 못할 수 없어서 한 번 해보려고 합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됩니다.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밀양 송전탑 할머니 할아버지, 철도노동자, 삼성서비스노동자, 인천공항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비롯한 안녕하지 못한 많은 분들의 안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홈플러스 노동자